헤어졌다 다시 만난 커플, 이번엔 다를까. 미국 연구자들이 이런 '온오프(on-again/off-again)' 커플을 따로 떼어 비교했더니, 답은 대체로 '아니오' 쪽이었다. 다만 재결합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다. 문제는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오늘 급상승 검색어에 '롤러코스터'가 올랐다. 연애에서 이 말은 보통 붙었다 떨어지기를 되풀이하는 관계를 가리킨다. 관계과학에서는 이를 '관계 순환(relationship cycling)'이라 부르며 따로 연구해 왔다. 연구들이 공통으로 짚은 세 가지를 정리했다. (사진) 올라가는 순간보다 내려오는 순간이 더 오래 남는다. ■ ① 이별 사유가 해결되지 않은 채 돌아온다 Dailey 외(2009)는 대학생 연애를 온오프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로 나눠 비교했다. 온오프 관계 쪽은 관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컸고, 만족감과 상대에게 인정받는다는 느낌은 더 낮았다. 같은 연구진의 면담 연구에서 재결합 이유로는 남아 있는 감정, 익숙함, 상대가 바뀌었을 거라는 기대가 자주 나왔다. 눈에 띄는 건 비대칭이다. 돌아오는 이유는 감정인데, 헤어졌던 이유는 대부분 갈등이나 성격 차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다.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차오르지만, 구조는 손대지 않으면 그대로다. 그래서 같은 지점에서 다시 부딪힌다. ▷ 롤러코스터 연애의 한 바퀴 · 갈등 같은 문제 · 이별 감정 폭발 · 그리움 좋은 기억만 · 재회 대화는 생략 · 다시 갈등 원점 이별 사유를 다루지 않고 재회하면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기 쉽다. (사진)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이유로. ■ ② 끊기 어려운 건 '가끔 오는 보상' 때문이다 롤러코스터 관계가 쉽게 끊기지 않는 이유는 행동심리학의 오래된 개념으로 설명된다. 보상이 매번 오지 않고 불규칙하게 올 때 행동이 더 끈질기게 유지된다는 '간헐적 강화'다(Ferster·Skinner, 1957). 다툼과 냉랭함 사이에 가끔 찾아오는 아주 좋은 날이, 관계 전체를 실제보다 더 특별하게 기억하게 만든다. ■ ③ '결정'이 아니라 '미끄러짐'으로 돌아간다 Stanley·Rhoades·Markman(2006)은 관계의 중요한 전환을 따져 보고 고르는 '결정(deciding)'과 상황에 떠밀려 넘어가는 '미끄러짐(sliding)'으로 구분했다. 동거·기혼 커플을 다룬 Vennum 외(2014) 연구에서도 이별과 재결합을 되풀이한 커플일수록 관계의 질이 낮고 관계에 대한 확신이 약한 경향이 나타났다. 재회도 마찬가지다. 술자리 연락 한 통, 생일 축하 메시지 한 줄에 미끄러지듯 돌아가면 다음 이별도 미끄러지듯 온다. ▷ 같은 재회, 다른 결말 개념 정리 — Stanley·Rhoades·Markman(2006)의 '미끄러짐 대 결정' 구분 응용. (사진) 재회는 연락이 아니라 대화로 시작해야 한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재결합한 커플이 모두 불행하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가 보여 준 건 '경향'이고, 관계 순환이 원인인지 원래 맞지 않던 관계라 순환이 생긴 것인지는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다시 만나려 한다면 스스로에게 하나만 물어보자. '그때 헤어진 이유가 지금은 정말 달라졌나?'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하면, 롤러코스터는 같은 레일을 또 돈다. (사진) 다음 바퀴를 탈지는 내려온 뒤에 정한다. 롤러코스터는 타는 동안 짜릿하지만, 내려오면 다리가 풀린다. 연애도 비슷하다. 재회를 고민 중이라면 그리움의 크기보다 이별 사유가 해결됐는지를 먼저 보자. 감정은 다시 돌아오지만, 이유는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 ■ 한 줄 정리 다시 만나기로 했다면 '보고 싶었다'는 말 다음에 반드시 한 문장을 더 붙이자. '지난번에 헤어진 이유는 ○○였는데, 이번엔 이렇게 해 보자.' 이별 사유를 이름 붙이고 구체적인 약속 하나를 정하는 것만으로, 미끄러지듯 돌아간 재회가 '결정한 재회'로 바뀐다. 그 한 문장을 둘 다 못 꺼낸다면, 그게 답일 수도 있다. ■ 출처 · Dailey, Pfiester, Jin, Beck & Clark (2009), On-again/off-again dating relationships, Personal Relationships · Vennum, Lindstrom, Monk & Adams (2014), 동거·기혼 커플의 관계 순환(cycling) 연구,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 Stanley, Rhoades & Markman (2006), Sliding versus deciding, Family Relations · 간헐적 강화 계획(Ferster & Skinner, 1957, Schedules of Reinforc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