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들어 주는 사람에게 하루 최대 60만원. 중국 Z세대 사이에서 돈을 내고 온라인 대화 상대를 찾는 일이 늘고 있다. 현지에선 이들을 '마음 청취자'라고 부른다. 20대 명문대 졸업생 한 명은 2년 동안 이 서비스에 100만 위안(약 2억원) 넘게 썼다. 서비스는 주로 온라인 음성 통화로 이뤄지고 요금은 시간 단위로 매긴다. 24시간 내내 이용하면 하루 2,000~3,000위안(약 40만~60만원)이 든다. 중국 홍성신문은 14일 이 흐름을 집중 보도했다. 주요 플랫폼에서 '동행'·'경청'·'대화'를 검색하면 관련 서비스 링크가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다. 이용자는 '마음 청취자'나 '대화 상대'를 자기 취향과 성격에 맞춰 고를 수 있다(아시아경제 10월 18일). (사진) 같은 칸에 탄 사람들, 각자의 이어폰 속 대화. ■ ① 2년간 2억원 — 샤오치 씨의 사연 논란이 된 샤오치 씨는 늘 우등생으로 명문대에 갔다. 하지만 큰 기대에 짓눌려 우울증을 앓았고, 대학원과 전문직 시험에 잇달아 떨어지며 자신감을 잃었다. 그때 온라인 대화 서비스를 알게 됐다. 정서적 안정을 얻으면 공부 효율도 오를 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2년간 쓴 100만 위안은 부모가 냈다. 그는 결국 이 서비스에 기대는 습관을 고치려고 상담사를 찾았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큰 기대를 받으며 자랐지만 정작 내 마음을 털어놓을 대상이 없었다. 정말 누군가와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다." — 샤오치 씨(아시아경제가 전한 현지 보도) ▷ '마음 청취자'를 숫자로 · 60만원 하루 최대 이용료 24시간 기준 · 2억원 2년간 쓴 사례 100만 위안 · 17.8% 정서경제 성장률 2024→2025년 (사진) 한쪽 귀에만 꽂힌 이어폰, 누군가 듣고 있다는 신호. ■ ② 왜 돈을 내고 털어놓을까 현지 정신과 전문의 장종풍은 누군가와 대화하고 싶은 마음의 본질을 '사랑과 관심에 대한 갈구'로 봤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대화로 풀고 싶어도, 현실 관계에서는 상대의 반응이 두려워 막상 털어놓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잘 들어 주면서 짜증 내지 않는 상대'를 찾게 된다. 돈을 낸 대화 상대에게는 거절당할 위험이 없고 언제든 끊을 수 있다. 치열한 경쟁 사회와 늘어나는 1인 가구도 이 흐름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 털어놓기, 어디가 편한가 자료: 아시아경제(홍성신문·전문의 인터뷰 인용) 2026.10.18 이런 흐름은 중국에서 몇 년째 커지고 있는 '교감 경제'·'외로움 경제'와 맞닿아 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정서 경제 시장은 2024년 약 2조3,078억 위안에서 2025년 약 2조7,186억 위안으로 17.8% 커졌다. 2029년에는 4조5,000억 위안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정서 경제 시장 규모(단위: 위안) · 2.31 2024년 · 2.72 2025년 · 4.5 2029년 전망 자료: 아이미디어리서치(iiMedia)·아시아경제 인용 '교감 경제' 등을 포함한 넓은 범주, 2029년은 '4.5조 위안 이상' 전망치 (사진) 커다란 귀 하나에 쏟아지는 수많은 말풍선. ■ ③ 위로가 미끼로 바뀔 때 털어놓을 상대를 찾는 젊은 층이 늘자 이를 노리는 일도 함께 늘었다. 취미를 함께하거나 연애 감정이 있는 것처럼 꾸며 비싼 술을 사게 하고, 음성 대화를 불법 거래로 바꾸는 식이다. '들어만 줘도 돈을 번다'는 부업 광고도 늘었다. 현지 매체는 '함께'라며 위안을 주던 서비스가 사기와 불법 유흥 거래로 오염되고 있다며 플랫폼의 엄격한 규제를 요구했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개별 사례와 현지 보도를 옮긴 기사로, 이용자 수 같은 규모 통계는 없다. 정서 경제 시장 수치는 '마음 청취자'만이 아니라 정서적 위안을 파는 서비스 전반을 묶은 넓은 범주다. 국내 보도에는 시장 규모의 원화 환산이 일부 잘못 적혀 있어 여기서는 위안 기준으로만 옮겼다. 연애 감정을 가장해 돈을 쓰게 만드는 접근은 국내 온라인에서도 흔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 결국 필요한 건 끝까지 들어 줄 한 사람이다. 돈을 내야만 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공짜로 들어 주는 관계가 그만큼 귀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연인이 고민을 꺼낼 때 해결책보다 먼저 끝까지 들어 주는 것, 그게 하루 60만원짜리 서비스가 파는 바로 그것이다. ■ 한 줄 정리 연인이 고민을 꺼낼 때는 바로 해결책을 내놓기보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로 한 번 더 묻고 끝까지 들어 보자. 짜증 섞인 반응 한 번이 '다음엔 말하지 말아야지'로 이어지기 쉽다. 반대로 나도 털어놓을 사람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유료 서비스보다 먼저 직장의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EAP)이나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 같은 공적 창구를 찾아보자. ■ 출처 · 아시아경제 — "돈 주고 위로받아요"…아무도 모르게 감정 해소, 수십만 원 쏟아붓는 中 Z세대[중국.zip] (2026-10-18)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277/0005829790?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