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자리에서 '오늘 옷 잘 어울리세요'가 목까지 올라왔다가 들어간 적이 있다면, 그 판단은 대체로 틀렸다. 2021년 미국 연구진의 실험들에서 칭찬하는 사람은 받는 사람이 얼마나 기뻐할지를 번번이 낮춰 잡았고, 얼마나 어색해할지는 부풀려 짐작했다. 그 착각 때문에 사람들은 해도 될 칭찬을 삼켰다. 칭찬은 아부처럼 보일까, 부담을 줄까 걱정되는 말이다. 그런데 실험에서 받는 쪽의 반응은 하는 쪽의 걱정과 방향이 달랐다. 논문 세 편이 공통으로 짚은 착각 세 가지와, 첫 만남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칭찬법을 정리했다. (사진) 건넬까 말까, 그 사이의 몇 초. ■ ① 착각 하나 — '별로 안 기뻐할 거야' 미국 시카고대 연구진(자오 쉬안·니컬러스 에플리)은 2021년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연구에서 참가자들에게 주변 사람에게 건넬 칭찬을 쓰게 하고, 받는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 예상하게 했다. 실제로 칭찬을 받은 사람들의 기분은 쓴 사람들의 예상보다 더 좋았고, 어색함은 예상보다 덜했다. 연구진은 이 어긋난 예상이 칭찬을 망설이게 만드는 장벽이 된다고 결론 내렸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시선의 차이로 해석했다. 칭찬하는 사람은 '내가 이 말을 얼마나 잘 표현할까'를 걱정하지만, 받는 사람은 문장의 완성도보다 그 말을 건넨 따뜻한 마음을 먼저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말을 고르다 타이밍을 놓치는 쪽이 오히려 손해다. ▷ 칭찬, 하는 사람의 예상 vs 받는 사람의 실제 자료: Zhao & Epley(2021)·Boothby & Bohns(2021) 정리 수치가 아니라 세 연구 결과의 방향을 정리한 그림이다. (사진) 처음 보는 사람의 칭찬도 반가웠다. ■ ② 착각 둘 — '모르는 사람이 칭찬하면 이상하잖아' 에리카 부스비와 버네사 본스는 같은 해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린 연구에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참가자들이 캠퍼스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다가가 옷차림 같은 것을 칭찬하게 한 것이다. 칭찬한 사람들은 상대가 기분 좋아할 정도를 낮게, 귀찮거나 불편해할 정도를 높게 예상했지만 실제 반응은 그보다 훨씬 긍정적이었다. 소개팅 상대는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나를 만나러 나온 사람'이다. 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건넨 칭찬도 생각보다 반가웠다면, 서로를 알아보려고 마주 앉은 자리에서는 망설일 이유가 더 적다. ■ ③ 착각 셋 — '두 번 하면 가벼워 보여' 자오와 에플리는 같은 해 Self and Identity에 '친절한 말은 닳지 않는다(Kind words do not become tired words)'라는 제목의 연구도 냈다. 한 사람에게 며칠에 걸쳐 칭찬을 반복하게 하자, 칭찬하는 쪽은 횟수가 늘수록 효과가 떨어질 거라 예상했지만 받는 쪽의 반응은 예상만큼 줄지 않았다. 두 번째 만남에서 칭찬을 또 해도 가벼워 보일까 걱정할 필요는 크지 않다는 뜻이다. ▷ 첫 만남 칭찬, 이렇게 짧게 · 관찰 고른 것 보기 · 구체화 무엇이 좋은지 · 이유 한마디 왜 좋은지 · 넘기기 질문으로 연결 자료: 공공라운지 정리 타고난 외모보다 상대가 고른 것(장소·옷·말)을 짚으면 부담이 적다. (사진) 칭찬 한마디가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세 연구는 친구·지인·낯선 사람에게 건넨 일상적인 칭찬을 다뤘고, 소개팅 상황을 직접 실험한 것은 아니다. 외모나 몸매를 평가하는 말은 칭찬 의도라도 첫 만남에선 불편할 수 있으니 피하자. '예쁘세요'보다 '여기 고르신 거 분위기 좋네요'처럼 상대가 고른 것을 짚는 쪽이 안전하다. (사진) 헤어질 때 남는 건 그날의 한마디. 결국 칭찬을 막는 건 상대가 아니라 머릿속 계산이다. 가을 소개팅이나 썸 상대와의 약속이 있다면, 대화 초반에 상대가 고른 것 하나를 짚어 말해 보자. 받는 쪽의 반응은 당신 예상보다 좋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세 연구의 공통 결론이다. ■ 한 줄 정리 칭찬은 '관찰 + 이유'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여기 고르신 거 좋네요, 조용해서 이야기하기 편해요'처럼. 말이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 연구에서 받는 사람은 표현의 완성도보다 건넨 마음을 먼저 봤다. 다만 외모·몸매 평가는 첫 만남에선 피하고, 칭찬 뒤에는 바로 질문을 붙여 대화를 상대에게 넘기자. ■ 출처 · Zhao & Epley (2021). Insufficiently complimentary?: Underestimating the positive impact of compliments creates a barrier to expressing them.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21(2) · Boothby & Bohns (2021). Why a simple act of kindness is not as simple as it seems: Underestimating the positive impact of our compliments on other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47(5) · Zhao & Epley (2021). Kind words do not become tired words: Undervaluing the positive impact of frequent compliments. Self and Ident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