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 쌍이 마주 앉았고, 마흔한 쌍이 서로를 골랐다. 8기만 떼어 보면 스무 쌍 중 열네 쌍 — 열에 일곱이 '다시 보자'고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앉아 보려고 지원한 사람은 1222명이었다. 경기 화성시가 운영하는 직장인 미혼남녀 만남 행사 '화성탐사'(화성시가 이어주는 탐나는 사람 만나기) 7~9기 결과다. 시는 9월 6일과 12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푸르미르 호텔과 화성서해마루 유스호스텔 등에서 행사를 열었고, 참가자 140명 가운데 41쌍이 만남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 화성탐사 7~9기, 숫자로 보면 · 41쌍 만남을 이어가기로 한 커플 참가 70쌍 가운데 · 70% 8기 매칭률 20쌍 중 14쌍 · 역대 최고 · 1222명 7~9기 지원자 모집 정원은 140명 (사진) 행사장보다 먼저 붐비는 곳은 접수 화면이다. ■ ① 열에 일곱까지 올라간 자리의 공통점 화성시가 공개한 것은 결과 숫자와 장소뿐이다. 다만 일정표만 봐도 이 행사가 어떤 형식이었는지는 읽힌다. 참가자들은 황금해안길을 함께 걸었다. 마주 앉아 정해진 시간 동안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만 있었던 게 아니라,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을 보며 이동하는 시간이 프로그램 안에 들어 있었다는 뜻이다. 마주 보는 자리는 대화가 끊기면 그 침묵이 곧바로 두 사람 사이에 놓인다. 옆으로 걷는 자리에서는 말이 끊겨도 풍경과 걸음이 그 자리를 대신 메운다. 시선을 계속 맞추지 않아도 되니 부담이 줄고, 대신 '저기 보이는 거 뭐지' 같은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물론 8기의 70%가 이 구성 때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기사에 없다. 회차마다 참가자 구성이 다르고, 화성시도 회차별 프로그램 차이를 따로 설명하지 않았다. 확실한 것은 7~9기 전체 결과다. 일흔 쌍 가운데 마흔한 쌍, 약 59%가 서로 호감을 표시했다. 소개팅 한 번에 애프터로 이어지는 비율을 떠올려 보면 낮은 숫자가 아니다. ▷ 7~9기 전체 매칭률 자료: 화성시 발표 · 뉴시스 2026년 9월 21일 보도 8기만 보면 20쌍 중 14쌍으로 70%였다. 회차별 편차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진) 나란히 걷는 자리에서는 침묵이 덜 무겁다. ■ ② 진짜 관문은 행사장이 아니라 신청서였다 140명을 뽑는 자리에 1222명이 왔다. 약 8.7대 1이다. 바꿔 말하면 이 행사에 관심을 가진 사람 열 명 중 아홉 명은 행사장에 앉아 보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공공 만남 행사에서 가장 많이 탈락하는 구간이 여기다. 많은 사람이 '나가 봐야 어차피 안 될 텐데'를 걱정하지만, 실제 확률 싸움은 그 전 단계에서 끝난다. 접수 기간은 짧고, 공고는 시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에 조용히 올라오며, 거주·재직 요건이 한 줄만 어긋나도 자동 탈락이다. 화성탐사는 올해 7~9기를 9월에 몰아서 열었다. 지자체 만남 행사가 대체로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운영되고, 하반기 모집은 추석 연휴가 끝난 10~11월에 집중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연휴는 서류를 준비해 두기에 나쁘지 않은 시간이다. ▷ 140명 자리에 1222명 — 7~9기 지원 현황 자료: 화성시 발표 · 뉴시스 2026년 9월 21일 보도 약 8.7대 1. 행사장에 앉기 전에 이미 한 번 걸러진다. (사진) 접수 기간은 짧고, 공고는 조용히 올라온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매칭률 70%를 '나도 열에 일곱'으로 읽으면 곤란하다. 이 수치는 한 회차에 참가한 스무 쌍 가운데 서로 호감을 표시한 쌍의 비율이지, 참가자 개인이 짝을 만날 확률이 아니다. 같은 행사에서도 회차별 편차가 70%와 59% 사이로 벌어졌고, 화성시는 이 커플들이 실제로 얼마나 만남을 이어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호감 표시'와 '연애 시작'은 다른 칸이다. 그래도 이 숫자가 알려 주는 건 분명하다. 공공 만남 행사는 이미 검증과 선별을 한 번 거친 자리라, 앱이나 즉석 만남보다 첫 대화의 출발선이 훨씬 앞에 있다. (사진) 결국 남는 건 결과표가 아니라, 그날 나눈 대화다. 연휴가 끝나면 하반기 모집이 시작된다. 화성시뿐 아니라 여러 지자체가 비슷한 일정을 잡는다. 이번 결과에서 가져갈 것은 '41쌍'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그 41쌍이 걸어서 만들어졌다는 사실 쪽이다. 연휴에 친척들이 '요즘은 어디서 만나냐'고 물으면, 답은 의외로 시청 홈페이지에 있다. ■ 한 줄 정리 공공 만남 행사는 '어디에 좋은 자리가 있나'보다 '언제 공고가 뜨나'가 훨씬 중요하다. 화성탐사 7~9기처럼 정원의 여덟 배가 넘는 지원이 몰리는 행사는 접수 기간이 대개 일주일 안팎이고, 그 일주일을 놓치면 다음 기수까지 두세 달을 기다려야 한다. 연휴에 시간이 남는다면 이 네 가지를 한 번에 정리해 두면 좋다. 첫째, 알림 경로다. 살고 있는 시·군 홈페이지의 고시공고와 청년정책 게시판, 그리고 직장 소재지 지자체까지 두 곳을 즐겨찾기에 넣는다. 만남 행사는 '거주자 또는 관내 직장인'을 함께 받는 경우가 많아, 사는 곳만 보면 자격이 있는 행사를 놓친다. 둘째, 요건이다. 나이 구간(예: 특정 출생연도 사이), 미혼 여부, 주민등록 주소지, 재직증명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해 둔다. 이 네 줄이 안 맞으면 나머지는 볼 필요가 없다. 셋째, 일정이다. 행사 상당수가 주말 1박 또는 하루 종일로 잡힌다. 연차나 당직 교대를 미리 조정해 두지 않으면 붙고도 못 간다. 추첨제 행사에서 당첨 후 취소는 다음 기수 감점 요인이 되는 곳도 있다. 넷째, 신청서다. 자기소개란을 '성실하고 긍정적입니다'로 채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구체적인 문장 하나가 눈에 띈다. 취미를 쓸 때도 '운동'이 아니라 '퇴근하고 주 3회 러닝, 올가을 10km 대회 신청'처럼 쓰면 담당자가 짝을 지을 때 참고할 단서가 생긴다. 사진은 보정보다 최근 것이 낫다. 행사장에서 서로 못 알아보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일어난다. ■ 출처 · 뉴시스 2026년 9월 21일 보도(화성시 발표) (2026-09-21)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4203599?sid=102 · CNB뉴스 2026년 9월 21일 보도 (2026-09-21) https://www.cn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016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