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가입한 정기예금이 아직 만기가 남았는데 요즘 나온 상품 금리가 더 높아 보인다. 지금 깨고 갈아타는 게 이득일까. 이 질문의 답은 새 상품의 금리가 아니라 내 약관에 적힌 '중도해지이율' 한 줄에서 갈린다. 예금을 중도에 해지하면 가입할 때 약속한 금리가 아니라 금융회사가 따로 정해 둔 훨씬 낮은 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표기금리만 비교하면 이득처럼 보이던 계산이, 이 한 줄을 넣는 순간 뒤집히는 경우가 흔하다. (사진) 깨는 순간 적용되는 이율은 가입할 때 본 숫자가 아니다. ■ ① 중도해지이율 — 약정금리와 다른 숫자가 따로 있다 정기예금 약관에는 만기 전에 해지할 때 적용하는 이율이 예치 경과 기간 구간별로 적혀 있다. 대체로 맡긴 기간이 짧을수록 낮은 비율이 적용되고, 만기에 가까워질수록 올라가는 형태다. 그래서 같은 상품, 같은 금액이라도 가입 두 달째에 깨는 것과 열 달째에 깨는 것은 결과가 전혀 다르다. 계산의 출발점은 '새 상품이 몇 퍼센트인가'가 아니라 '지금 깨면 지금까지의 이자가 얼마로 줄어드는가'다. 이 값은 각자의 약관과 가입일에 달려 있으므로 일반적인 비율로 대신할 수 없고, 가입한 금융회사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적금은 여기에 한 겹이 더 얹힌다. 매달 나눠 넣는 구조라 나중에 넣은 돈일수록 이자가 붙은 기간이 짧고, 중도해지 시 줄어드는 폭도 납입 회차마다 다르다. 그래서 같은 표기금리라도 적금의 실제 수령 이자는 예금과 다르게 계산된다. ▷ 깰지 말지, 이 순서로 계산합니다 · 지금 예금의 조건 확인 약정금리·가입일·만기일과 우대 조건 충족 여부 · 중도해지이율 확인 약관의 경과 기간 구간별 적용률과 지금까지 붙은 이자 · 갈아탈 상품의 실제 조건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나눠서, 조건 충족 가능성까지 · 같은 기간으로 비교 남은 기간에 붙을 이자와 포기하는 이자를 같은 자로 재기 · 세후로 한 번 더 이자에 붙는 세금과 보호 한도, 자금 사용 시점까지 확인 구체적인 이율과 조건은 상품 약관과 그 시점 고시를 따릅니다. 같은 이름의 상품이라도 조건이 다를 수 있습니다. ■ ② 비교는 반드시 '같은 기간, 같은 세후'로 두 번째 함정은 비교의 단위다. 남은 기간이 석 달인데 새 상품의 1년 금리를 그대로 대입하면 차이가 실제보다 크게 부풀어 보인다. 남은 기간에 실제로 붙을 이자와, 지금 해지하면서 포기하는 이자를 같은 기간 기준으로 놓고 봐야 비교가 성립한다. 세 번째 함정은 세금이다. 이자소득에는 세금이 원천징수되므로 표기금리 차이가 그대로 통장에 찍히지 않는다. 여기에 단리와 복리 표기 차이, 우대금리 조건 충족 여부까지 얹히면 '표기금리가 높은 쪽이 실수령액도 높다'는 가정은 자주 깨진다. 판단의 기준은 끝까지 세후 실수령액이어야 한다. (사진) 같은 자로 재지 않으면 어느 쪽이 긴지 알 수 없다. ▷ 만기까지 두기와 지금 갈아타기 — 조건표로 보면 어느 쪽도 정답이 아니라 조건표입니다. 같은 조건이라도 상품 약관과 고시 시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③ 만기가 지난 예금이 더 흔한 손실 구간 의외로 더 자주 생기는 손실은 깨는 쪽이 아니라 그냥 두는 쪽에서 나온다. 만기가 지난 예금에는 약정금리가 아니라 '만기 후 이율'이 적용되고, 이 이율은 대체로 크게 낮다. 자동 재예치를 걸어 두지 않았다면 만기 다음 날부터 조건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갈아타기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할 일은 내가 들고 있는 예금·적금의 만기일을 한 장에 모아 적는 것이다. 여기에 예금 보호 한도와 실제로 그 돈을 써야 하는 시점을 같이 적어 두면, 금리 비교는 그 위에서 하면 된다. 목록을 만들어 보면 의외의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금리가 높은 상품에 돈이 묶여 있어서가 아니라, 만기가 지난 채 방치된 계좌나 우대 조건을 채우지 못한 계좌 때문에 실제 수익이 기대와 달랐던 경우다. 이 두 가지는 갈아타기를 고민하지 않아도 오늘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갈림길은 두 갈래지만 기준은 하나다. [ℹ 라운지 안내] 이 글은 공개된 자료와 보도를 정리한 정보 제공용이며 특정 상품 가입이나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조건은 시점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해당 기관 공고와 약관을 직접 확인하세요. 정리하면 예금을 깰지 말지는 금리 뉴스가 아니라 내 약관과 남은 기간이 정한다. 중도해지이율을 확인하고, 같은 기간으로 맞춰 비교하고, 세후로 한 번 더 계산하고, 만기일을 적어 두는 네 단계면 대부분의 판단이 선명해진다. 순서를 바꾸지 않는 것만으로도 '괜히 깼다'는 후회는 상당 부분 줄어든다. (사진) 확인하는 순서를 지키면 숫자가 덜 헷갈린다. ■ 한 줄 정리 ① 약정금리부터 다시 확인하세요. 가입 당시 표기된 금리와 실제로 확정된 금리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우대 조건을 채웠는지 여부까지 포함해 확인해야 합니다. ② 중도해지이율은 상품 약관에 구간별로 적혀 있습니다. 대개 예치 기간이 짧을수록 낮은 비율이 적용되므로, '지금 깨면 얼마가 붙는지'를 숫자로 확인한 뒤에 비교를 시작하세요. ③ 비교는 반드시 같은 기간으로 맞추세요. 남은 기간이 3개월인데 1년짜리 금리를 그대로 대입하면 차이가 실제보다 크게 보입니다. ④ 마지막은 세후입니다. 이자에는 세금이 원천징수되므로 표기금리 차이가 그대로 손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⑤ 만기가 지난 예금을 그대로 두는 것도 선택이 아닙니다. 만기 후 이율은 약정금리보다 크게 낮은 경우가 많아, 만기일 자체가 확인해야 할 날짜입니다. ■ 출처 · 예금자보호법 — 보호 대상 예금과 한도 규정 · 은행 예금거래기본약관 — 중도해지이율·만기 후 이율 관련 조항 ·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금융상품한눈에' — 예·적금 금리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