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결혼하면 부부가 한 성을 써야 하고, 약 95%가 남편 성을 따른다. 그리고 결혼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는 독신 여성의 약 32%가 그 이유로 '성을 바꾸는 번거로움'을 꼽았다(2021년 일본 내각부 조사). 성씨 하나가 결혼을 망설이게 만드는 나라다. 이번 주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손보는 법안을 낸다는 소식이 나왔다. 교도통신은 19일 정부가 결혼 전 성을 행정 서류에 쓸 수 있게 하는 '옛 성 통칭 사용 확대'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 내려고 최종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런데 반응은 '반쪽짜리'라는 쪽이 많다. (사진) 회사에선 옛 성, 서류엔 남편 성. ■ ① 이번 법안 — 옛 성은 되는데 주민표·면허증은 안 된다 법안은 결혼으로 성이 바뀐 사람이 일부 행정 절차에서 결혼 후 성 없이 옛 성만 적는 '단독 기재'를 허용하는 내용이다. 부부가 같은 성을 쓰는 '부부동성제'는 그대로 두고, 옛 성을 쓰는 것도 법적으로 인정해 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호적 관련 서류, 한국의 주민등록등본과 비슷한 주민표, 운전면허증처럼 본인 확인이 엄격한 서류는 빠졌다. 지금도 여권·면허증에 옛 성을 함께 적을 수는 있지만, 주요 은행 상당수가 옛 성으로 계좌를 열거나 유지하는 걸 인정하지 않아 혼선이 이어져 왔다. 여성계와 경제계 일각은 부부가 같은 성을 쓸지 각자 성을 유지할지 고르게 하는 '선택적 부부별성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도 일본에 거듭 권고했다. 자료: 조선일보(2026.9.9)·경향신문(2026.4.11) 보도 법은 어느 쪽 성이든 고를 수 있게 하지만, 실제로는 약 95%가 남편 성을 택한다 (사진) 같은 이름표, 다른 성씨. ■ ② 성씨가 연애와 결혼을 망설이게 할 때 성 변경은 실제 결혼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2021년 내각부 조사에서 '결혼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20~60대 독신 여성의 약 32%가 그 이유로 성을 바꾸는 번거로움을 꼽았다. 남성은 약 9%였다. 신분증 갱신이나 은행 명의 변경 같은 행정 수고가 여성에게 몰리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아스니와와 데이팅앱 페어즈가 20~30대 2500명에게 물은 조사(경향신문 2026년 4월 보도)에서는 응답자의 약 7%가 '서로 성을 바꾸지 않겠다면 관계를 끝내겠다'고, 약 6%는 부부별성이 허용될 때까지 결혼을 미루겠다고 답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같은 성씨끼리만 짝지어 주는 중매 파티까지 생겼다. ▷ '결혼 적극적이지 않다' 이유로 성 변경 꼽은 비율 자료: 일본 내각부 2021년 조사(조선일보 2026.9.9 보도) 20~60대 독신 중 '결혼을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 기준, 약수치 (사진) 한쪽만 짊어지는 이름의 무게. [✔ 솔직한 체크포인트] 법안은 아직 국회 제출 전 조율 단계라 내용이 바뀔 수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선택적 부부별성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민당 안에도 지지 의원이 있어 당내 조율이 필요하다는 게 교도통신 해설이다. 95%는 언론이 인용한 대략치이고, 아스니와·페어즈 조사는 조사 시점과 방법이 기사에 자세히 나오지 않는다. 한국은 결혼해도 성을 바꾸지 않아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일본인과 외국인의 국제결혼도 규정이 달라 이 기사 내용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사진) 이름을 지킨 채 함께 사는 법을 묻는 커플들. 일본의 성씨 논쟁은 결국 '결혼하면 누가 무엇을 바꾸나'의 문제다. 한국 커플에게도 이름 대신 다른 모습으로 같은 질문이 온다. 명절은 어느 집에 먼저 갈지, 이사는 누구 직장 쪽으로 할지. 결혼 전에 미리 꺼내 볼 만한 질문이다. ■ 한 줄 정리 결혼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라면 '결혼하면 누가 무엇을 바꾸나'를 목록으로 적어 보자. 한국은 성이 바뀌지 않지만 사는 동네, 출퇴근 거리, 명절 일정, 통장 관리 방식은 대개 한쪽이 더 많이 바꾼다. 혁신도시 근무자라면 근무지 이동이 가장 큰 항목일 것이다. 누가 더 많이 바꾸는지 눈으로 확인하면 대화가 공평해진다. 한일 국제결혼은 일본인끼리의 결혼과 성씨 규정이 다르니, 절차는 대사관에 최신 기준으로 확인할 것. ■ 출처 · 연합뉴스 「日 '부부 다른 성' 결국 무산?…"행정서류만 결혼전 성씨 기재 추진"」 (2026-10-19) http://v.daum.net/v/20261019220032248 · 한국경제 「"회사선 옛 성, 서류엔 남편 성"…두 이름으로 사는 日 여성들 [도쿄나우]」 (2026-10-20) http://v.daum.net/v/20261020081840246 · 조선일보 「“결혼해도 姓 안 바꿉니다”… 日 덮친 ‘동성 중매’ 열풍」 (2026-09-09) http://v.daum.net/v/20260909142207967 · 경향신문 「“같은 성씨면 결혼해도 바꿀 필요 없으니까”… 일본 ‘동성(同姓)’ 매칭 파티 화제」 (2026-04-11) http://v.daum.net/v/202604110804060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