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의 직장 때문에 함께 이사한 커플을 1년 동안 따라가 봤더니, 스트레스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며 줄었다. 그런데 끝까지 거의 줄지 않은 것이 세 가지 있었다. 그리고 이사를 결정한 쪽과 따라간 쪽의 처음 몇 달은 생각과 반대로 흘렀다. 캐나다 토론토대 나에이미(Naeimi)·임펫(Impett) 연구팀이 2026년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은 연구다. 연구팀은 한쪽의 일이나 학업 때문에 이사를 앞둔 커플 206쌍(383명)을 이사 두 달 전, 그리고 이사 후 3·6·9·12개월에 다섯 차례 조사했다. 자료는 2019년 8월부터 2022년 9월까지 모았다. 직업·인간관계·주거·행정 등 12개 영역에서 스트레스와 보람을 따로 물었다. 혁신도시로 기관이 옮겨 가며 가족 동반 이주를 고민하는 공공기관 커플에게도 낯설지 않은 질문이다. (사진) 이사 두 달 전부터 1년 뒤까지. ■ ① 대부분 줄었다 — 단, 3개월 뒤엔 멈췄다 전반적인 스트레스, 두 사람의 직장 관련 스트레스, 가족과 멀어지는 스트레스, 주거와 이사 실무 스트레스는 첫 1년 동안 줄었다. 연구팀은 새 일상이 자리 잡고 동네가 익숙해지면서 적응이 일어난 것으로 봤다. 다만 줄어드는 모양은 일직선이 아니었다. 예컨대 가족과 멀어지는 스트레스는 이사 전 평균 4.17점에서 3개월 뒤 3.79점으로 떨어졌지만, 그 뒤 1년까지는 3.7~3.8점대에 머물렀다. 또 연구 전체에서 스트레스 수준은 대체로 척도 중간점을 넘지 않는 '보통' 수준이었다. ▷ 가족과 멀어지는 스트레스 (평균 점수) · 4.17 이사 전 · 3.79 3개월 · 3.84 6개월 · 3.88 9개월 · 3.74 12개월 자료: Naeimi 외(2026) PSPB, 2019~2022 수집 3개월까지 내려간 뒤 1년까지 비슷한 수준. 커플 206쌍(383명) 추적 결과. (사진) 남은 건 사람과 돈의 문제. ■ ② 끝까지 남은 3가지와, 처음부터 컸던 3가지 1년이 지나도 거의 변하지 않은 스트레스는 세 가지였다. 상대의 직장 문제, 기존 인간관계가 흐트러지는 문제, 새 문화나 언어에 적응하는 문제다. 이와 별개로 돈 관리, 행정 처리, 인간관계를 잃는 일은 모든 시점에서 보람보다 스트레스가 컸다. 반대로 두 사람의 직업, 새로운 인맥, 주거는 스트레스보다 보람이 컸다. 보람도 변했다. 새 직장·새 문화처럼 '새로움'에서 오는 보람은 시간이 갈수록 줄었고, 경제적 안정이나 예전의 의무적인 모임에서 벗어난 홀가분함은 천천히 조금씩 늘었다. ▷ 이사 전, 결정한 쪽 vs 따라간 쪽 자료: Naeimi 외(2026) PSPB 이사 전 시점의 차이. 따라간 쪽이 일을 다시 잡아 가며 두 사람의 차이는 대부분 줄었다. (사진) 결정한 사람의 미안함, 따라간 사람의 선택. [✔ 솔직한 체크포인트] 참가자는 주로 북미에서 일·학업 때문에 이사한 영어 사용 커플이었고, 관계 만족도가 높은 편이었다. 연구팀도 실직·가족 사정처럼 원치 않게 이사한 경우는 더 힘들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혁신도시 이주에 그대로 옮기기보다는 '어느 영역이 오래 남는가'를 보는 참고 자료로 읽자. (사진) 1년 뒤, 익숙해진 동네. 연구팀은 이사를 결정한 쪽이 상대의 삶을 흔들었다는 책임감이나 미안함을 느끼고, 따라간 쪽은 상대의 꿈을 위해 자신을 양보하는 선택을 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길은 1년 사이 많이 닮아 갔다. 이사의 스트레스는 대부분 지나가지만, 상대의 일과 인간관계는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그 두 가지를 함께 챙기는 것이 이주 커플의 1년을 가르는 셈이다. ■ 한 줄 정리 이사를 결정한 쪽이라면 '미안함'을 말로만 전하지 말고, 따라온 상대의 일과 인간관계가 자리 잡을 때까지 구체적으로 돕자. 따라온 쪽이라면 처음 몇 달의 설렘이 줄어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 새 직장·새 모임처럼 오래가는 보람을 일찍 만들어 두는 게 좋다. 돈 관리와 행정 처리는 1년 내내 스트레스가 컸던 영역이니 둘 중 한 사람에게 몰지 말고 처음부터 나눠 맡자. ■ 출처 · Naeimi, H., Park, H. G., Johnson, M. D., Visserman, M. L., Horne, R., & Impett, E. A. (2026). On the Move: Trajectories of Stressors and Rewards Among Relocating Couples.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52(9) (2026-09) https://doi.org/10.1177/01461672251355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