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끼리 가장 닮은 건 성격도, 가치관도 아니었다. 좋아하는 음악이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팀이 독일·오스트리아 연인 309쌍을 세 번에 걸쳐 분석한 결과다(헬스조선 9월 27일 보도, 사회심리학 및 성격과학 2026년 게재). 그런데 반전이 하나 더 있다. 음악 취향이 닮은 커플이라고 해서 연애 만족도가 뚜렷하게 높지는 않았다. (사진) 연인 309쌍의 재생목록을 비교했다. ■ ① 진짜 커플 vs 무작위로 짝지은 '가상 커플' 연구팀은 참가자에게 좋아하는 음악 장르와 가장 좋아하는·싫어하는 가수를 묻고, 성격·가치관·연애 만족도 설문을 함께 받았다. 그리고 실제 연인과,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짝지은 '가상 커플'을 비교했다. 실제 연인들은 가상 커플보다 음악 취향이 훨씬 비슷했고, 그 닮음의 정도가 성격이나 가치관보다 컸다. 첫 연구(비교적 젊은 연인 99쌍)에서는 좋아하는 가수가 비슷한 커플일수록 상대에게 애정과 다정함을 느끼는 정도가 조금 더 높은 경향이 나왔다. 둘째 연구(나이·교제 기간이 다양한 99쌍)도 성격보다 음악 취향이 더 비슷했지만, 전체 연애 만족도가 뚜렷하게 높아지지는 않았다. 셋째 연구(111쌍)는 친밀감·열정·헌신과 악기 연주 여부, 음악 듣는 빈도까지 살폈는데, 이런 차이를 고려한 뒤에도 연인들의 음악 취향은 서로 닮아 있었다. ▷ 연구별 참여 커플 수 · 111 3차 연구(관계 요소·음악 활동까지) · 99 1차 연구(젊은 연인) · 99 2차 연구(나이·교제기간 다양) 자료: Vigl 외, 사회심리학 및 성격과학 2026(헬스조선 보도) 세 연구 합계 309쌍 — 합쳐서 다시 분석해도 결과는 같았다 (사진) 좋아하는 가수만큼, 싫어하는 가수도 봤다. ■ ② '싫어하는 가수'가 같을 때 눈여겨볼 대목은 셋째 연구다. 싫어하는 가수가 비슷한 커플일수록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계 만족도가 조금 높은 경향이 나타났다. 무엇을 좋아하느냐만큼 무엇을 싫어하느냐가 겹치는 것도 연결감을 만든다는 뜻이다. 연구 저자인 마르셀 젠트너 교수는 "음악 취향의 유사성이 성격이나 가치관보다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가 보여준 건 '연인은 음악 취향이 닮아 있다'는 사실이지, '취향이 닮으면 잘 사귄다'는 인과가 아니다. 음악 취향과 관계 만족도의 연관성은 크지 않았다. ▷ 이 연구가 말한 것 vs 말하지 않은 것 독일·오스트리아 커플 대상 상관 연구 (사진) 닮은 취향은 대화를 여는 열쇠 정도로. [✔ 솔직한 체크포인트] 이 연구는 독일·오스트리아 연인을 대상으로 한 상관 연구다. 음악 취향이 비슷해서 사귀게 됐는지, 사귀면서 취향이 닮아 갔는지는 이 결과만으로 가릴 수 없다. 기사에는 커플별 닮음 정도나 효과 크기의 구체적 수치가 나오지 않아 이 글에서도 쓰지 않았다. '음악 취향 궁합 테스트' 같은 걸로 상대를 거르는 근거로 쓰기엔 부족하다. 결국 음악 취향은 궁합의 판정표라기보다 대화의 입구다. 다음 소개팅에서 할 말이 떨어지면 좋아하는 곡 하나, 도저히 못 듣겠는 곡 하나를 서로 물어보자. 둘 중 하나라도 겹치면 그날 대화는 거기서부터 풀린다. (사진) 같은 노래를 듣는 저녁. ■ 한 줄 정리 소개팅에서 '취미가 뭐예요?'가 막히면 '요즘 뭐 들어요?'로 바꿔 보자. 좋아하는 곡 하나를 서로 들려주면 대화가 곡 이야기, 그 곡을 듣던 시기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간다. 취향이 다르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이 연구에서도 음악 취향이 닮았다고 관계가 뚜렷하게 더 행복하지는 않았다. 닮은 점은 대화를 여는 열쇠 정도로만 쓰면 충분하다. ■ 출처 · 헬스조선 「커플끼리 의외로 닮은 '이것'… 성격·가치관보다 비슷」 (2026-09-2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46/0000116569 · Vigl, Ihrig, Greif & Zentner (2026), 'Harmonies of Taste: Shared Music Preferences and Compatibility in Romantic Relationship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