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를 안 하면 복지 혜택을 더 받는다'는 말,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숫자만 보면 그럴듯하다.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된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부정수급 신고는 2020년 40건에서 2025년 454건으로 6년 새 11배 넘게 늘었고, 올해도 8월까지 370건이 접수됐다. 그런데 같은 팩트체크에 이런 숫자도 있다. 2024년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은 약 19만9000세대였고, 같은 해 환수 결정은 862건. 단순 계산하면 1000세대당 약 4건이다. SBS와 연합뉴스가 9월 17일 함께 내놓은 검증 결과를 정리했다. (사진) 제도를 둘러싼 소문은 대개 숫자보다 빠르게 퍼진다. ■ ① 신고는 늘었다 — 그런데 비율은 다른 이야기를 한다 부정수급 신고와 환수 결정액이 늘어난 건 사실이다. 성평등가족부의 환수 결정 금액은 2021년 5억6500만 원에서 2025년 9억5300만 원으로 늘었다.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도 2025년 5614억 원, 올해 5789억 원, 2027년 6026억 원(정부예산안 기준)으로 계속 커지고 있다. 대상과 예산이 커지면 부정수급의 절대 건수도 함께 늘어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2024년 기준 1000세대당 약 4건이라는 비율은 '혜택을 받으려 혼인신고를 안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인상과 거리가 있다. 성평등가족부는 처음부터 고의로 사실혼을 숨긴 경우보다, 지원을 받던 중 소득이 늘거나 재혼(사실혼 포함)으로 자격을 잃었는데 신고하지 않은 비중이 크다고 설명했다. ▷ 권익위에 접수된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부정수급 신고 · 454 2025년 · 370 2026년 1~8월 · 40 2020년 자료: 국민권익위원회 · SBS·연합뉴스 2026년 9월 17일 팩트체크 같은 기간 지원 예산과 대상도 함께 늘었다. 2024년 기준으로는 지원 대상 1000세대당 환수 결정 약 4건 수준이다. ▷ 같은 팩트체크에 함께 실린 숫자 · 23만 원 아동양육비 자녀 1명당 월 지급액 · 19만9000세대 2024년 지원 대상 환수 결정은 862건 · 9억5300만 원 2025년 환수 결정액 2021년 5억6500만 원 ■ ② 혼외 출산이 늘었으니 부정수급도 늘었다? — 여기서 논리가 끊긴다 이 소문의 또 다른 근거는 혼외 출산율 증가다. 혼외 출산이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혜택을 노린 미신고'라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팩트체크는 그 배경으로 혼인·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비혼·동거 등 가족 형태의 다양화를 들었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에 동의한 비율은 2012년 22.4%에서 2024년 37.2%로 높아졌다. 그리고 제도 쪽 사실이 하나 더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사실혼 관계라면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이 아니다. 신고를 미룬다고 제도가 미혼으로 봐 주지 않는다는 뜻이다. ▷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 동의 비율 자료: 통계청 사회조사 · SBS·연합뉴스 2026년 9월 17일 팩트체크 인용 12년 사이 약 15%p 상승. 팩트체크는 이 변화를 혼외 출산 증가의 배경으로 들었지, 부정수급의 근거로 보지 않았다. (사진) 자격은 한 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확인된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이 데이터를 어느 쪽으로도 과하게 쓰지 말자. '부정수급은 거의 없다'는 결론도 정확하지 않다. 신고 건수와 환수 결정액이 실제로 늘었고, 권익위가 대응에 나선 것도 사실이다. 반대로 '혜택 때문에 혼인신고를 안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결론은 더 근거가 약하다. 2024년 기준 지원 대상 1000세대당 약 4건이라는 비율이 그 인상과 맞지 않고, 적발 유형도 처음부터 숨긴 경우보다 자격 상실 후 미신고가 큰 비중이라는 게 주무 부처 설명이다. 여기서 가져갈 건 하나다. 부정수급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제도 전체가 의심받고, 그 의심은 실제로 지원이 필요한 사람의 신청을 망설이게 만든다는 것. 숫자는 그 의심의 크기를 재는 용도로 쓰는 게 맞다. (사진) 신고를 미루는 쪽이 가장 위험하다 — 소득도, 결혼도 마찬가지다. 결혼을 앞두고 혼인신고 시점을 계산해 보는 커플은 생각보다 많다. 전세자금 대출, 청약 가점, 각종 지원금이 얽혀 있으니 당연한 고민이다. 이 팩트체크가 알려 주는 건 그 계산의 전제 하나가 틀렸다는 점이다. 제도는 '신고 여부'가 아니라 '실제 생활 관계'를 본다. 사실혼이면 혼인신고가 없어도 한부모가족 지원 대상이 아니고, 성평등가족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혼인정보 시스템을 연계해 소득·재산·혼인 여부의 변동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고 밝혔다. 적발되면 지원금이 환수되고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신고를 미뤄서 얻는 이득이 있다는 이야기는, 적어도 이 제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사진) 제도를 둘러싼 소문의 비용은 결국 그 제도가 필요한 사람이 치른다. ■ 한 줄 정리 혼인신고 시점을 두고 고민하는 커플에게 이 팩트체크가 주는 실용적인 정보는 두 가지다. 첫째, 사실혼은 '신고를 안 한 상태'가 아니라 별도의 법적 상태로 다뤄진다. 한부모가족 지원의 경우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어도 사실혼 관계면 지원 대상이 아니다. 즉 신고를 미룬다고 해서 제도상 미혼으로 취급되는 게 아니다. 둘째, 자격은 한 번 받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 유지되는지 확인받는다. 성평등가족부는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혼인정보 시스템을 연계해 소득·재산·혼인 여부 변동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변동 사항 신고 의무와 법적 처벌을 문자로 안내한다고 밝혔다. 실제 적발 사례에서도 처음부터 숨긴 경우보다 소득 증가나 재혼으로 자격을 잃은 뒤 신고하지 않은 비중이 크다고 한다. 그러니 결혼·동거·소득에 변화가 생겼다면 신고를 미루는 쪽이 가장 위험하다. 반대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요건을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아동양육비는 자녀 1명당 월 23만 원이고, 소득 기준은 중위소득 65% 이하다. ■ 출처 · SBS·연합뉴스 2026년 9월 17일 팩트체크 (2026-09-17)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88944?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