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외모에 0점부터 100점까지 점수를 매겨 보라고 했더니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6~8% 높게 줬다. 더 뜻밖인 결과는 따로 있다. 인지능력 검사 점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기 외모에는 점수를 짜게 줬다. 내 얼굴을 가장 오래 본 사람은 나인데, 정작 그 평가는 꽤 흔들린다는 얘기다. 노르웨이 BI경영대학원 에이드리언 퍼넘 교수 연구팀이 1000명 넘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두 차례 진행해 학술지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에 실은 연구다. 영국 더타임스가 9월 28일 소개했고 매일경제가 29일 전했다. 참가자들은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를 0점, '가능한 한 가장 잘생기거나 아름답다'를 100점으로 놓고 자기 외모를 평가했다. 소개팅 앱 프로필 사진을 고르거나 '저는 외모가 평범해서요'라고 말하기 전에 알아 둘 만한 결과다. (사진) 같은 얼굴, 다른 눈금. ■ ① 누가 후했고 누가 짰나 성별 차이에 대해 퍼넘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 여성은 자신의 지능지수를 실제보다 낮게, 남성은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남성의 과도한 자신감과 여성의 겸손'이라는 차이가 외모 평가에서도 드러난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나라별 차이도 뚜렷했다. 영국인은 미국·호주·캐나다·남아프리카공화국 참가자보다 자기 외모를 유의미하게 낮게 평가했는데, 연구진은 겸손과 절제를 중시하는 문화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들었다. 대학 졸업자, 낙관적인 사람,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 종교가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줬다. 인지능력이 높은 사람이 낮게 준 이유로는 '자신을 좀 더 정확하고 솔직하게 평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 자기 외모 점수, 누가 낮고 누가 높았나 자료: Furnham & Semmelink, Evolutionary Psychology(2026)·매일경제 2026.9.29 보도 자기 평가만 잰 연구다. 제3자가 본 실제 외모 점수는 측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조심할 대목이 있다. 연구진은 제3자에게 참가자들의 실제 외모를 평가하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남성이 자신을 과대평가한 것인지, 여성이 과소평가한 것인지는 이 연구만으로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같은 0~100점 자를 쥐여 줘도 사람마다 눈금이 다르다. 성별과 문화,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숫자라면 그 점수는 얼굴에 대한 정보라기보다 그 사람의 자기 평가 습관에 대한 정보에 가깝다. (사진) 내가 고른 한 장, 남이 고른 한 장. ■ ② 내 사진은 내가 제일 못 고른다 — 프로필 실험 자기 눈의 한계를 직접 시험한 연구도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데이비드 화이트 연구팀은 2017년 학술지 Cognitive Research에 프로필 사진 실험을 발표했다. 두 차례 대규모 온라인 연구(총 610명)에서 참가자들은 자기 얼굴 사진들 가운데 프로필로 쓸 만한 것을 고르고, 처음 보는 사람의 사진들에 대해서도 같은 선택을 했다. 사람들은 페이스북, 데이팅, 구직 사이트라는 맥락에 맞춰 인상이 좋은 사진을 고르긴 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낯선 사람이 골라 준 사진이 본인이 고른 사진보다 더 호의적인 인상을 줬다. 연구팀의 결론은 사람들이 자기 프로필 사진을 고를 때 최선에 못 미치는 선택을 한다는 것이었다. ▷ 소개팅 프로필 사진 고르는 4단계 · 후보 모으기 최근 5~6장 · 남에게 묻기 덜 친할수록 · 겹친 사진 내 취향 보류 · 다시 묻기 사진 바꿀 때 자료: 개념 정리(White 외 2017 바탕) 실험에서 사진을 골라 준 사람은 '낯선 사람'이었다. 첫인상은 나를 모르는 눈이 본다. (사진) 거울 속 점수와 바깥의 점수. 퍼넘 연구팀은 스스로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이성에게 더 적극적으로 다가가거나 면접에서 자신감을 드러낼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자기 외모 평가가 실제 연애나 구직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조사하지 않았다. 두 연구를 나란히 놓으면 실전 교훈은 단순해진다. 내가 매긴 내 점수는 다가갈지 말지를 정하는 근거로 쓰기엔 부정확하다. 점수가 낮다고 물러설 이유도, 높다고 밀어붙일 이유도 되지 못한다. 첫인상에 관한 판단은 가능하면 바깥의 눈에 맡기는 편이 낫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퍼넘 연구는 자기 평가만 쟀고 제3자의 외모 평가가 없어, '남성이 과신한다'와 '여성이 겸손하다' 가운데 어느 쪽인지 가릴 수 없다. 6~8%는 평균 차이라 개인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기사에 언급된 참가 국가도 영국·미국·호주·캐나다·남아공 등이어서 한국에서 같은 크기로 나타난다고 볼 근거는 없다. 프로필 사진 실험에서 사진을 골라 준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낯선 사람'이었고, 효과의 크기도 크지 않았다. 거울 속 내 점수는 내 얼굴보다 내 성격을 더 많이 닮았다. 사진 고르기부터 바깥의 눈을 빌려 보자. (사진) 첫인상은 나를 모르는 사람이 본다. ■ 한 줄 정리 주선자나 소개팅 앱에 보낼 사진을 고를 때, 후보 대여섯 장을 두세 사람에게 보내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어느 사진에 호감이 갈 것 같아?'라고 물어보자. 여러 명이 겹쳐 고른 사진이 내가 아끼는 사진과 다르다면 겹친 쪽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내 얼굴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 나라는 사실이, 내가 가장 잘 고른다는 뜻은 아니다. ■ 출처 · 매일경제 「'저 정도면 꽤 잘생겼다 생각해요'...자기 외모 평가, 남자가 훨씬 관대했다」 (2026-09-29) https://v.daum.net/v/20260929110307971 · Furnham & Semmelink (2026). Self-Estimated Attractiveness: Demographic and Personality Correlates. Evolutionary Psychology · White, Sutherland & Burton (2017). Choosing face: The curse of self in profile image selection. Cognitive Research: Principles and Implications, 2(1):23 (2021년 정정 공지, 주요 결과 불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