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했다'는 그 느낌, 실험실에서 재 보니 사랑보다는 '강한 첫 끌림'에 가까웠다. 네덜란드 연구진이 처음 본 상대에 대한 반응을 그 자리에서 기록했더니, 첫눈에 반했다는 보고는 상대의 외모 매력과 가장 강하게 묶여 있었고 남성이 여성보다 더 자주 그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첫눈에 반했어'라는 커플의 기억은 어디서 온 걸까. 네덜란드 흐로닝언대의 플로리안 조크 연구팀이 2017년 국제학술지 Personal Relationships에 낸 연구 'What kind of love is love at first sight?'의 내용이다. 연구는 첫눈에 반함을 낭만적 신화가 아니라 측정할 수 있는 경험으로 다뤘다. (사진) 처음 보는 순간에 무엇이 열릴까. ■ ① 첫눈에 반했다는 순간, 무엇이 높았나 연구팀은 온라인 설문, 실험실, 실제 만남 행사라는 세 갈래로 참가자를 모았다. 참가자들은 처음 본 상대에게 얼마나 끌리는지 평가하고 '이 사람에게 첫눈에 반했는가'에 답했다. 그 순간 함께 잰 것이 사랑을 이루는 요소들, 곧 친밀감·열정·헌신이었다. 결과는 첫눈에 반함이 상대의 외모 매력과 강하게 연결된다는 것이었다. 반면 친밀감이나 헌신 같은 요소가 함께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첫눈에 반함을 '사랑'이라기보다 강한 첫 끌림으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고 해석했다. ▷ 첫눈에 반함 vs 사랑의 세 요소 자료: Zsok 외(2017)·Sternberg(1986) 정리 수치가 아니라 연구 결과의 방향을 정리한 그림이다. (사진) 연구가 진행된 네덜란드의 대학 도시. ■ ② 남성이 더 자주 '첫눈에' — 그리고 기억의 각색 남성은 여성보다 첫눈에 반했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배우자 조건에서 남성이 외모를 더 중시한다는 여러 나라의 조사 결과와 같은 방향이다. 첫눈에 반함이 외모 매력과 묶여 있다면, 외모 정보에 더 빨리 반응하는 쪽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게 자연스럽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미 연인이 있는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지금 관계에서 사랑과 열정이 큰 사람일수록 '처음 봤을 때 첫눈에 반했다'고 회상하는 경향을 짚으면서, 지금의 감정이 과거의 기억을 물들이는 회상 편향일 수 있다고 봤다. '우리는 첫눈에 반했어'는 그때의 사실이라기보다 지금의 사랑이 다시 쓴 이야기일 수 있다는 뜻이다. ▷ 첫 끌림에서 사랑까지 · 첫 끌림 외모·분위기 · 애프터 끌림 확인 · 대화 통하는 느낌 · 친밀감 가까워짐 · 헌신 함께 결정 자료: Sternberg(1986) 사랑의 삼각형 이론 바탕 공공라운지 정리 (사진) 친밀감·열정·헌신, 세 꼭짓점. [✔ 솔직한 체크포인트] 참가자 대부분이 유럽의 젊은 성인이었고, 첫 만남 직후의 반응을 잰 연구라 그 뒤 실제로 사귀었는지까지 추적하지는 않았다. '첫눈에 반하지 않았으니 인연이 아니다'라고 결론 낼 근거도, '첫눈에 반했으니 운명'이라고 볼 근거도 이 연구에는 없다. (사진) 사랑의 나머지는 두 번째 만남에서. 소개팅 첫 만남에서 '확 끌리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애프터를 접었다면 이 연구는 다시 생각해 보라고 말한다. 첫눈에 반함은 대체로 외모가 만든 강한 첫 끌림이고, 친밀감과 헌신은 그 자리에서 생기지 않는다. 사랑의 나머지 요소는 두 번째, 세 번째 만남에서 자란다. ■ 한 줄 정리 첫 만남 뒤에는 '설렘이 없었다'와 '불편했다'를 구분해 보자. 불편하지 않았고 대화가 이어졌다면 한 번 더 만나 볼 가치가 있다. 반대로 첫눈에 확 끌렸다면, 그 끌림이 외모에서 온 것인지 대화에서 온 것인지 두 번째 만남에서 확인해 보자. ■ 출처 · Zsok, Haucke, De Wit & Barelds (2017). What kind of love is love at first sight? An empirical investigation. Personal Relationships, 24(4) · Sternberg (1986). A triangular theory of love. Psychological Review, 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