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명소일까, 늘 가던 단골집일까. 커플 390쌍의 21일 일기를 분석했더니 답은 사람마다 갈렸다. 가까워지면 거리를 두려는 성향(회피 애착)이 강한 사람은 관계에서 새로움과 설렘을 더 느낀 날 만족이 덜 떨어졌다. 상대가 떠날까 불안한 성향(불안 애착)이 강한 사람은 익숙하고 편안했던 날 떨어진 만족이 완전히 메워졌다. 10월 하순은 단풍이 절정이고 핼러윈 주말도 다가온다. 데이트 코스를 고민하기 좋은 때다. 캐나다 요크대 에이미 뮤즈, 토론토대 에밀리 임펫 교수 연구팀은 커플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새롭고 신나는 경험'과 '익숙하고 편안한 경험'으로 나눴다. 그리고 어느 쪽이 누구의 관계 만족을 지켜 주는지 살폈다. 21일 동안 매일 일기를 쓴 커플 연구 세 건(390쌍)을 묶어 분석한 결과로, 2026년 학술지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에 실렸다. (사진) 같은 주말, 어떤 커플은 낯선 길을, 어떤 커플은 늘 걷던 길을 고른다. ■ ① 회피 성향에겐 '처음 가 보는 곳'이 통했다 회피 애착 성향이 강한 사람은 가까워질수록 부담을 느끼고 한발 물러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평소 관계 만족도도 낮은 편이다. 그런데 관계에서 새로움과 설렘을 더 많이 느꼈다고 적은 날에는 그 낮은 만족이 누그러졌다. 그날 친밀감과 연결감 같은 '관계에서 얻는 보상'을 더 크게 느낀 것이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반면 익숙하고 편안한 활동은 이들의 만족을 지켜 주지 못했다. ▷ 성향에 따라 통한 데이트가 달랐다 자료: Schrage 외(2026, SPPS) 커플 390쌍 (사진) 늘 앉던 자리, 늘 시키던 메뉴가 주는 안정감도 있다. ■ ② 불안 성향에겐 '늘 가던 곳'이 안전기지 불안 애착 성향이 강한 사람은 상대의 마음이 식을까 자주 걱정한다. 이들은 익숙함과 편안함을 더 많이 느낀 날, 평소 낮던 관계 만족이 완전히 메워졌다. 새롭고 신나는 활동은 이들의 만족을 지켜 주지 못했다. 연구팀이 추가로 살펴보니 이런 효과는 함께한 파트너의 만족에까지 이어졌다. 상대의 애착 성향에 맞춰 함께 보내는 시간을 짜는 일이 커플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뜻이다. ▷ 연구 한눈에 · 390쌍 참여 커플 연구 3건 합산 · 21일 매일 쓴 일기 연구마다 · 2026 게재 연도 SPPS ▷ 주말 데이트 코스 짜는 4단계 · 성향 보기 내 연인은? · 코스 섞기 새 곳+단골 · 순서 정하기 번갈아서 · 돌아보기 좋았던 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한 실천 순서(연구가 직접 시험한 순서는 아님) (사진) 낯선 길과 익숙한 길,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건 아니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일기 연구라서 '새로운 데이트를 하면 만족이 오른다'는 인과를 실험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다. 참가자가 그날 관계에서 느낀 새로움이나 익숙함을 스스로 적은 기록이다. 대상은 캐나다 등 북미 커플이고, 소개팅 단계가 아니라 이미 사귀는 커플이다. 애착 성향은 딱 나뉘는 유형이라기보다 정도의 문제다. 한 사람 안에도 회피 성향과 불안 성향이 함께 있을 수 있다. (사진) 새로운 하루 끝에 익숙한 곳으로 돌아오는 것도 좋은 코스다. 가을 데이트에 정답 코스는 없다. 이번 연구가 알려 주는 건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먼저라는 점이다. 연락이 뜸해지면 한발 물러서는 연인에게는 처음 가 보는 단풍길을, 답장을 기다리며 마음 졸이는 연인에게는 늘 가던 그 집을 권한다. 둘이 다르다면 한 데이트 안에서 순서를 나누면 된다. ■ 한 줄 정리 연인이 혼자만의 시간을 중시하고 가까워지면 한발 물러서는 편이라면, 이번 주말엔 둘 다 처음 가 보는 단풍길이나 핼러윈 야간 행사처럼 '새로운 것'을 제안해 보자. 반대로 답장을 기다리며 마음을 졸이는 편이라면 늘 가던 단골집과 익숙한 산책로에서 보내는 편안한 시간이 더 힘이 된다. 둘의 성향이 다르다면 한 번의 데이트 안에 '처음 가는 곳 하나 + 단골 하나'를 섞으면 된다. ■ 출처 · Schrage, Impett, Topal, Harasymchuk & Muise (2026). Novel and Exciting or Tried and True? Tailoring Shared Relationship Experiences to Insecurely Attached Partners.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17(8) (2026-01-21) · 성인 애착이론(Hazan & Shaver, 19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