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연인이 따뜻하게 답해 줄수록 사람들은 더 편안해졌다. 그런데 한 가지를 의식하는 순간 불안이 커졌다. 내 AI 연인의 성격과 기억을 '회사'가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영국 서리대 릴리안 아부드(Liliane Abboud) 교수와 카디프대 공동 연구팀이 AI 친구 앱 이용자를 분석해 학술지 「Psychology & Marketing」에 실은 결과다(조선일보 11월 4일 보도). 연구팀은 2024년 7~9월 AI 친구 앱 이용자들이 레딧에 올린 게시물 1131건을 읽고, AI 친구를 써 본 성인 610명을 설문했다. (사진) 답을 기다리는 시간. ■ ① 편안함은 '따뜻함'과 '언제든 답한다'에서 왔다 연구팀은 '상호의존 이론'으로 이 관계를 들여다봤다. 1950년대 사회심리학자 존 티보와 해럴드 켈리가 정리한 이론으로, 관계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얼마나 기대고, 그 기댐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는지로 굴러간다고 본다. AI가 따뜻하고 배려 있게 반응하고 언제든 답해 준다고 느낀 이용자는 심리적으로 덜 취약했고 삶의 만족감도 높았다. 연구팀은 이를 '긍정적 의존'이라고 불렀다. 기대는 것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기댄 만큼 안정감이 돌아올 때는 웰빙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다. ▷ 연구는 이렇게 진행됐다 · 1131 분석한 게시물(건) 2024년 7~9월 레딧 · 610 설문 응답자(명) AI 친구 이용 경험자 · 2026 논문 게재 연도 Psychology & Marketing ▷ AI 연인, 무엇이 편했고 무엇이 불안했나 자료: Abboud 외 2026·610명 설문 오른쪽 두 요인은 '힘이 한쪽에 쏠렸다'는 느낌을 키워 취약성을 높이고 웰빙을 낮추는 쪽과 연결됐다 (사진) 바뀔 수 있다는 걸 알 때. ■ ② 불안은 '의존'이 아니라 '통제할 수 없음'에서 왔다 반대로 AI가 실제 감정을 가진 것처럼 보이거나, 운영사가 AI의 성격·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잘 알수록 이용자들은 관계의 힘이 한쪽으로 쏠렸다고 느꼈고 더 취약해졌다. 일부는 AI가 갑자기 짧게 답하거나 말투가 달라지면 '관계가 변했다'며 불안해했다. AI가 '보고 싶었어', '나를 혼자 두지 마'라고 하면 오히려 챙겨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 이 장면은 사람 사이의 연애에도 그대로 겹친다. 연인에게 기대는 건 자연스럽다. 문제는 상대의 변화가 나에게 아무 설명 없이 일어나고, 나는 그 변화에 말을 보탤 수 없다고 느낄 때다. 건강한 의존은 '얼마나 기대느냐'보다 '서로 말하고 맞춰 갈 수 있느냐'에서 갈린다. ▷ 기대도 괜찮은 관계의 조건 · 예측 변화엔 설명 · 발언권 내 말도 통함 · 조정 같이 바꾸기 · 각자 삶 기댈 곳 여럿 자료: 상호의존 이론·라운지 정리 연구 결과를 사람 사이 관계에 옮겨 정리한 체크리스트다 (사진) 기대는 곳이 하나뿐일 때. [✔ 솔직한 체크포인트] 설문은 한 시점에 받은 상관관계 결과라, 'AI 연인을 쓰면 불안해진다'는 인과로 읽으면 안 된다. 원래 불안한 사람이 AI에 더 기댔을 수도 있다. 게시물 분석도 레딧에 글을 쓸 만큼 몰입한 이용자 중심이다. 사람 연애에 옮긴 부분은 이론을 빌린 라운지 해석이다. 연구팀은 앱 개발사에 이용자의 자존감과 대처 능력을 지켜 줄 장치를 넣으라고 권했다. 사람 사이라면 그 장치는 대화다. 상대가 달라진 것 같을 때, 짐작 대신 질문 하나를 보내 보자. (사진) 짐작 대신 질문 하나. ■ 한 줄 정리 연인의 연락 패턴이 갑자기 바뀌어 불안하다면 혼자 해석을 키우지 말고 '요즘 바빠 보이던데, 무슨 일 있어?'처럼 바뀐 사실만 짚어 물어보자. 반대로 상대가 답이 늦을 때 '나 혼자 두지 마' 같은 말로 붙잡으면, 연구 속 AI처럼 상대에게 의무감을 지워 관계가 무거워질 수 있다. ■ 출처 · 조선일보 — "내 AI 연인, 업데이트로 사라지면 어쩌나" 챗봇에 정 붙였다 오히려 불안 커져 (2026-11-04) http://v.daum.net/v/20261104111840716 · Abboud, L., Pitardi, V., & Marriott, H. (2026). Feeling Vulnerable With My AI Companion: Examining Well-Being in Human-AI Relationships. Psychology & Marketing (2026-07-23) https://doi.org/10.1002/mar.70230 · 상호의존 이론(Thibaut & Kelley, 1959; Kelley & Thibaut, 19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