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안 다녀온 사람, 돌아온 뒤의 행복도는 대체로 차이가 없었다. 차이가 난 건 오히려 '떠나기 전'이었다. 여행 전후 행복을 추적한 네덜란드 연구의 결론이다. 오늘 구글 급상승 검색어에 '여행'과 '인천국제공항'이 나란히 올랐다.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에 커플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어디를 갈지보다 먼저 볼 것이 있다. 이 연구대로라면 여행의 행복은 출발 전 기대에서 가장 크고, 돌아온 뒤에는 일정이 얼마나 여유로웠는지가 갈랐다. (사진) 여행의 행복은 출발 전 기대에서 가장 컸다. ■ ① 기다리는 시간도 여행이다 — 출발 전에 이미 행복했다 Nawijn 연구팀(2010)은 네덜란드 성인들의 행복을 여행 전후로 쟀다.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은 떠나지 않는 사람들보다 출발 전 행복도가 높았고, 연구진은 그 이유를 '여행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봤다. 하버드·코넬대 연구팀(Kumar·Killingsworth·Gilovich, 2014)도 물건을 사 놓고 기다릴 때보다 여행이나 공연 같은 '경험'을 기다릴 때 기다림 자체가 더 즐겁고 설렌다고 보고했다. 커플여행이라면 같이 기다리는 시간을 늘리는 게 이득이라는 뜻이다. 한 사람이 혼자 다 짜서 통보하면 그 즐거움은 한 사람 몫으로 끝난다. ▷ 커플여행 기대감 설계 4단계 · 같이 고르기 숙소·동선 후보를 둘이 · 하나씩 찜하기 각자 꼭 가고 싶은 곳 1곳 · 카운트다운 출발 전 매일 대화 소재로 · 돌아와서 한 번 더 사진 보며 다음 약속 자료: Nawijn 외(2010), Kumar 외(2014) 개념 정리 (사진) 혼자 짜서 통보하면 기대의 즐거움도 혼자만 누린다. ■ ② 돌아온 뒤의 행복은 '여유'가 갈랐다 같은 연구에서 귀가 후 행복도는 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안 다녀온 사람 사이에 대체로 차이가 없었다. 예외는 하나, 스스로 '매우 여유로웠다'고 답한 여행이었다. 이 경우만 돌아온 뒤에도 행복도가 더 올라갔다. 연휴 해외여행은 공항 대기와 이동만으로도 체력이 꽤 든다. 명소를 도장 깨듯 이어 붙인 일정은 사진은 많이 남겨도 돌아와서 남는 게 적을 수 있다. ▷ 연휴 커플여행, 여유형 vs 빽빽형 자료: Nawijn 외(2010)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예시 연구에서 귀가 후 행복 상승은 '매우 여유로웠다'고 답한 여행에서만 나타났다. (사진) 명소를 줄이면 둘이 이야기할 시간이 남는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두 연구 모두 커플만 따로 본 것은 아니고, 여행 전후의 일반적인 행복을 다뤘다. 여행이 쓸모없다는 뜻도 아니다. 여행이 주는 행복이 '기다리는 시간'과 '여유'에 몰려 있다는 뜻으로 읽는 게 맞다. 커플여행의 즐거움은 공항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시작된다. 계획은 같이 짜고, 일정은 비워 두고, 돌아와서 다음 약속을 하나 잡자. 그래야 연휴가 끝나도 기대할 게 남는다. (사진) 돌아온 저녁, 사진을 넘기며 다음 약속을 잡는다. ■ 한 줄 정리 출발 전 일주일, 하루에 하나씩 '이번 여행에서 제일 기대되는 것'을 서로에게 보내 보자. 숙소 사진 한 장, 먹고 싶은 메뉴 하나면 충분하다. 일정표는 하루 핵심 한두 개만 정하고 나머지는 비워 두고, 돌아온 주말에는 사진을 같이 넘겨 보며 다음 작은 약속 하나를 잡자. 기대가 다시 생긴다. ■ 출처 · Nawijn, Marchand, Veenhoven & Vingerhoets (2010), 'Vacationers Happier, but Most not Happier After a Holiday', Applied Research in Quality of Life · Kumar, Killingsworth & Gilovich (2014), 'Waiting for Merlot: Anticipatory Consumption of Experiential and Material Purchases', Psychological Sci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