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같이 살고 싶은가.' 같은 질문에 남성은 58.8%가 '배우자'를 골랐는데 여성은 44.1%에 그쳤다. 격차는 약 15%포인트다. 대신 여성 3명 중 1명(34.0%)은 '혼자 살고 싶다'고 답했다. 남성(23.1%)보다 11%포인트 가까이 높다. 서울신문이 10월 4~5일 보도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가족 구성 다양성 인식 및 정책 수요조사' 결과다. 조사는 2025년 9월 11일부터 23일까지 19~69세 617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소개팅 자리에서 '결혼 생각 있으세요?'라는 질문에 둘 다 '네'라고 답해도, 머릿속에 그린 '같이 사는 삶'의 무게는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는 숫자다. (사진) 같은 집을 보고도 그리는 생활은 다르다. ■ ① '배우자'는 남성이, '혼자'는 여성이 더 골랐다 ▷ 같이 살고 싶은 사람 · 58.8 배우자 · 남성 · 44.1 배우자 · 여성 · 34 혼자 · 여성 · 23.1 혼자 · 남성 자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5년 9월 조사·19~69세 6177명(서울신문 보도) 기사에 소개된 주요 응답만 표시했다. '친구·선후배 등 친한 사람'과 살고 싶다는 응답은 여성 2.1%, 남성 2.0%로 비슷했고, '반려동물과 살고 싶다'는 여성 3.0%, 남성 1.0%였다. 절대 수치는 작지만 방향은 한쪽을 가리킨다. 여성이 남성보다 '배우자와 함께'라는 기본값에 덜 묶여 있다는 것이다. ■ ② 배우자가 없다면 노년에 누구에게 기대고 싶나 배우자가 없을 때 노년에 의지하고 싶은 관계를 물었을 때도 답이 갈렸다. 여성은 '딸'(19.4%)이 가장 많았고, 남성은 '애인'(17.0%)이 1위였다. 남성의 2위는 '관계를 원치 않음'(16.2%)이었다. 가까이 살며 돌봐 줄 수 있는 사람, 친구·선후배·지인, 반려동물처럼 혈연도 이성 관계도 아닌 대상을 꼽은 비율을 합치면 여성 35.2%, 남성 30.6%였다. (사진) 노년에 기대고 싶은 사람. ■ ③ 나이 들수록 '함께 사는 공동체'에 끌렸다 함께 살면서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생활공동체'를 맺고 싶다는 응답은 여성 45.8%, 남성 36.6%였다. 이 의향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졌다. 여성은 35~49세 39.9%에서 60~69세 50.0%로, 남성은 32.2%에서 42.5%로 올랐다. 혼인·혈연 관계가 아닌 사람을 법적 보호자로 인정하는 '생활동반자 제도'에도 여성 68.1%, 남성 56.3%가 찬성했다. 19~34세 남성 청년층의 찬성률은 47.1%였고 노년층은 66.2%였다. ▷ '생활공동체'를 맺고 싶다 · 50 여성 60~69세 · 45.8 여성 전체 · 42.5 남성 60~69세 · 39.9 여성 35~49세 · 36.6 남성 전체 · 32.2 남성 35~49세 자료: 한국여성정책연구원 2025년 9월 조사·19~69세 6177명(서울신문 보도) 생활공동체: 함께 살면서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관계. ▷ 생활동반자 제도 찬성률 · 68.1% 여성 19~69세 · 56.3% 남성 여성보다 약 12%p 낮음 · 47.1% 19~34세 남성 노년층은 66.2% (사진) 같이, 혼자, 그리고 그 사이. 연구진은 여성이 전통적인 가족 제도 안에서 임신 등 사회적 재생산과 관련한 부담을 더 느끼기 때문에 개선 요구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연애와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 조사가 주는 힌트는 '결혼할 거냐'보다 '어떻게 같이 살 거냐'를 먼저 맞춰 봐야 한다는 점이다. 집안일과 돌봄을 어떻게 나눌지, 각자의 시간과 공간을 얼마나 둘지, 주말부부나 지방 근무 같은 상황에서 어디에 살지. 같은 '결혼하고 싶다'라는 말 아래에 서로 다른 생활의 그림이 놓여 있을 수 있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2025년 9월 조사라 1년 전 자료이고, 19~69세 전체가 대상이어서 2030 미혼 남녀만의 수치가 아니다. '같이 살고 싶은 사람' 문항의 전체 보기와 연령별·혼인 상태별 수치는 기사에 나오지 않아 이 글에서도 다루지 않았다. '살고 싶다'는 선호이지 실제 선택이 아니라는 점도 구분해야 한다. 생활동반자 제도는 아직 법제화되지 않았고, 2025년 9월 발의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배우자와 살고 싶다'가 여성에게서 절반에 못 미쳤다는 사실은 결혼이 싫다는 뜻이라기보다, 같이 사는 방식에 대한 기대가 달라졌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그 기대를 먼저 묻는 사람이 대화에서 한발 앞선다. (사진) '어떻게 같이 살까'를 먼저 묻는 저녁. ■ 한 줄 정리 세 번째 만남쯤, '결혼 생각 있으세요?' 대신 '나중에 어떤 집에서 누구랑 어떻게 살고 싶어요?'라고 물어보자. 똑같이 '결혼하고 싶다'고 해도 한 사람은 매일 저녁을 같이 먹는 집을, 다른 사람은 각자의 방과 각자의 시간이 있는 집을 그리고 있을 수 있다. 통계에 나타난 15%포인트의 간격은 이런 그림의 차이에서 먼저 드러난다. ■ 출처 · 서울신문 「'혈연·결혼 아니어도 돼'… 가족보다 '동반자' 찾는 여성들」 (2026-10-05) https://v.daum.net/v/20261005050326268 ·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 구성 다양성 인식 및 정책 수요조사」(2025년 9월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