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하루에 같은 사안의 양쪽이 나왔다. 첫째, 진주시의회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분리에 반대하고 2차 공공기관의 진주혁신도시 이전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했다고 KBS가 보도했다. 건의문에는 공공기관 개편 과정에서 혁신도시 성과가 훼손돼서는 안 된다며 LH 분리 재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둘째, 같은 건의문은 통합 발전공기업의 재정 부담과 업무 공백을 줄이려면 한국남동발전 청사를 본사로 쓰는 방안이 낫다고 주장했다. 셋째, 같은 날 LH 노동조합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리를 강행할 경우 공공부문과 연대해 총파업을 포함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 ① 확인된 사실 — 17년 만에 방향이 반대로 정부는 LH를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가칭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거복지·자산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나누는 방향을 내놓았다. 개발공사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별도 계정에 적립한 뒤 자산공사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주거복지 재원을 마련하되, 기존 자산 배분 등 구체적인 재무구조는 후속 개편안에서 정한다는 방침이라고 브릿지경제는 전했다. LH는 2009년 10월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쳐져 출범한 기관이다. 경남일보는 사설에서 17년 전에는 통합이 효율적이라고 했고 지금은 분리가 효율적이라고 하는 셈이라며, 170조원이 넘는 부채를 어느 기관이 떠안을지부터 정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릿지경제가 전한 지난해 말 기준 LH 부채는 173조원대다. 노동조합은 조직 분리가 주택 공급에 차질을 가져올 수 있다며 정부의 재정 지원 확대와 임대료 구조 개선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 숫자로 보는 LH 개편 · 2곳 분리 방향으로 거론되는 법인 수 개발·주택건설 / 주거복지·자산비축 · 173조원대 LH 부채 지난해 말 기준 · 브릿지경제 2026-09-20 보도 · 2009년 10월 토지공사·주택공사 통합 출범 17년 만에 방향이 반대로 거론된다 · 10월 12일 국회 국토위 LH 국정감사 조직개편이 직접 다뤄질 전망 ■ ② 우리에게 무슨 뜻인가 — 부채를 어떻게 나누느냐가 처우 문제로 온다 LH 직원에게 이 논의의 첫 질문은 ‘어느 법인으로 가느냐’다. 개발 쪽은 택지와 주택을 공급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고, 복지 쪽은 임대 운영에서 생기는 손실을 기금 출연으로 메우는 구조다. 두 법인의 재원 성격이 다르면 인건비와 복리후생의 재원도 다르게 설계될 수 있다. 그래서 부채와 자산을 어떤 비율로 나누는지가 단순한 회계 문제가 아니라 처우 문제로 이어진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두 본사를 모두 진주에 두고 처우에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는 취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지만, 인력을 어떤 기준으로 배분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브릿지경제는 개편안에 노조가 반발하면서 인력 재배치와 직원 처우, 진주 본사의 기능·인력 지역 존치 문제가 함께 불거진 상태라고 전했다. LH가 올해 5만 가구, 내년 7만6000가구를 착공하고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10만 가구 이상으로 물량을 늘리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분리 시점과 공급 일정이 겹치는 구간에서 현장 인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발전 5사 직원의 셈법은 방향이 반대다. 정부는 동서·남부·남동·중부·서부발전을 가칭 ‘한국발전’ 하나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통합본사 입지는 기존 다섯 곳인 경남 진주와 부산, 울산, 충남 보령·태안에 제3지역 신설 가능성까지 열어 둔 채 2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과 연계해 정해진다고 충남일보는 전했다. 본사가 한 곳으로 정해진다는 말은 나머지 네 곳이 어떤 조직으로 남는지도 함께 정해진다는 뜻이다. 사업소가 되는지 지사가 되는지에 따라 정원과 전보 범위, 승진 경로가 달라지고, 지역인재 의무채용 규모도 기관 정원을 기준으로 계산되므로 신입 채용 규모까지 움직인다. 지금 벌어지는 것은 입지 경쟁이지만, 직원에게 실제로 걸린 것은 조직 설계다.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9월 17일 통합본사의 충남 설치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고, 진주에서는 시장을 시작으로 릴레이 1인 시위가 이어져 9월 18일에는 진주시수출기업협의회가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LH 본사 존치와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2차 이전의 혁신도시 중심 추진 세 가지를 요구했다. ▷ LH 기능 분리를 보는 두 시선 ▷ LH 연간 착공 계획 (만 가구) · 5 2026년 · 7.6 2027년 · 10 2028~2030년(연간) ■ ③ 앞으로 일정 ▷ 9월 17일부터 10월 국정감사까지 · 9월 17일 충청권 4개 시·도지사,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설치 공동성명 채택 · 9월 18일 진주시수출기업협의회, 정부세종청사 앞 릴레이 1인 시위 — 3대 요구 전달 · 9월 20일 진주시의회 대정부 건의안 채택 · LH 노조 총파업 예고 · 10월 7·12·19·23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 — 국토부, LH, 서울시, 종합감사 순 · 4분기 2차 공공기관 이전계획 확정 · 통합본사 입지도 연계 검토 ▷ 발전공기업 통합에서 정해진 것과 아닌 것 · 5곳 → 1곳 통합이 거론되는 발전공기업 동서·남부·남동·중부·서부발전 · 미정 통합본사 입지 기존 5개 도시에 제3지역 신설 가능성까지 · 미공개 본사 외 사업장의 조직 형태 정원·전보 범위·승진 경로와 직결 · 연계 검토 2차 공공기관 이전 정책과의 관계 4분기 계획과 함께 판단 [확인해 둘 점] LH 기능 분리와 발전공기업 통합은 정부가 방향을 밝힌 단계로, 분리 방식과 인력·자산 배분 기준, 통합본사 입지는 모두 확정 전입니다. 진주시의회 건의안과 각 지역 공동성명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회의 요구이고, 총파업 예고는 노동조합이 밝힌 방침입니다. 부채 규모는 보도에 따라 170조원대와 173조원대로 엇갈려 지난해 말 기준 수치를 함께 적었습니다. 같은 사안을 놓고 요구의 결이 다르다는 점도 짚어 둘 만하다. 지자체와 의회의 건의안은 ‘우리 지역에 남겨 달라, 우리 지역으로 와 달라’는 입지 요구다. 노동조합의 요구는 ‘절차와 처우를 먼저 정하라’는 조건 요구다. 두 요구는 같은 방향을 보는 듯하지만, 입지가 정해진 뒤에도 처우 기준이 비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같지 않다. 결국 통합이든 분리든 문서 한 장에서 갈린다. 어느 법인에 몇 명이 가고, 부채와 자산을 어떻게 나누며, 본사와 사업소에 무엇을 남기는지를 적은 문서다. 10월 국정감사에서 그 기준이 어디까지 공개되는지가 올해 남은 일정의 실질적인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KBS 「진주시의회 ‘LH 분리 반대·통합 발전사 유치’」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668089&ref=A · KBS 「LH노조 ‘분리 강행하면 총파업…재정지원 우선’」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6/0012260783?sid=101 · 경남일보 「[사설] LH 분사, 국가·국민 이익에 도움이 안된다」 https://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5957 · 브릿지경제 「주택공급 실행력부터 LH 개혁까지…국토위 국감 현안 산적」 https://www.viva100.com/article/20260920500445 · 뉴스경남 「진주시수출기업협의회, ‘혁신도시 완성’ 릴레이 1인시위 동참」 https://www.newsgn.com/news/articleView.html?idxno=574873 · 경남도민신문 「진주시수출기업協, 세종서 ‘혁신도시 완성’ 1인 시위 동참」 http://www.gn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90203 · 충남일보 「[사설]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유치 충청권 결집 주목」 http://www.chungnam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0816 · 금강일보 「충청 현안 해결 위해 4개 시·도 뭉쳤다」 https://www.gg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82796 · SBS 「[집중진단] 노조는 ‘지방 갈 바엔 퇴사’, 정부는 ‘속도전’…공공기관 지방이전 험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74/0000533924?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