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에 당첨되면 사표보다 청혼이 먼저일까. 스웨덴 복권 참가자 7만6859명을 최장 10년 추적한 연구에서 답은 성별에 따라 갈렸다. 미혼 남성은 5년 안에 결혼할 확률이 약 30% 올랐다. 기혼 여성은 2년 안에 이혼할 확률이 약 2배가 됐다. 어제 종영한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묻지 않은 질문, 당첨 뒤의 연애와 결혼을 데이터로 따라가 봤다. (사진) 당첨 뒤에도 출근은 계속된다. ■ ① 연구 설계 — '운으로 갈린 당첨금'을 비교했다 서울신문이 사이포스트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이 연구는 2026년 5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Human Resources』에 실렸다. 미국 뉴욕대, 스웨덴 스톡홀름경제대, 스페인 바르셀로나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스웨덴 주요 복권 3종의 참가 기록을 정부의 혼인·이혼·출산 자료와 연결했다. 대상은 당첨 당시 18~44세였던 사람들이고, 2년·5년·10년 뒤 가족관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비교했다. 핵심은 같은 조건으로 복권을 샀지만 우연히 다른 금액을 받은 사람들끼리 견줬다는 점이다. 소득이나 학력 같은 개인 특성의 영향을 줄이고 '갑자기 생긴 돈' 자체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다. ▷ 연구 한눈에 · 7.7만 분석한 복권 참가자 정확히 7만6859명 · 1.34억 비교 기준 당첨금 100만 크로나 · 10년 최장 추적 기간 2·5·10년 시점 비교 ▷ 미혼 남성, 5년 안에 결혼할 확률 · 20.7 100만 크로나 당첨 · 16 비교 기준 자료: Journal of Human Resources 2026년 5월 게재 연구(서울신문 2026년 10월 8일 보도) 기존 약 16%에서 당첨금 100만 크로나(약 1억3400만원)당 4.7%p 상승(상대적으로 약 30% 증가). 당첨 전 소득이 중간값보다 낮던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다 (사진) 돈이 생기자 남성은 결혼을 서둘렀다. ■ ② 기혼 여성은 '이혼이 빨라졌다' — 10년 뒤엔 사라진 차이 기혼 여성에게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같은 금액을 받은 여성은 2년 안에 이혼할 확률이 약 4%에서 8%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이 차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당첨 뒤 10년까지 보니 이혼 위험이 높아지는 효과는 사라졌다. 연구진은 당첨금이 없던 이혼을 만들었다기보다, 이미 결혼생활이 힘들던 여성들이 경제적 여유가 생기자 이혼 시기를 앞당겼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혼 위험 증가는 당첨 전 소득이 낮았던 여성들에게 집중됐다. 공동 연구자인 아나스타시야 테르스카야 바르셀로나대 조교수는 여성들이 결혼을 끝내는 데 경제적 장벽을 겪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해석했다. 미혼 여성은 당첨금에 따른 결혼 확률 변화가 작았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 당첨금 100만 크로나가 바꾼 것 (상대적 변화) · 100 여성 이혼(2년) · 30 남성 결혼(5년) · 14 남성 자녀 수(10년) 자료: Journal of Human Resources 2026년 5월 게재 연구(서울신문 2026년 10월 8일 보도) 여성 이혼은 기혼 여성의 2년 내 이혼 확률 약 4%→8%(약 2배)를 +100%로, 남성 결혼은 미혼 남성의 5년 내 결혼 확률, 자녀 수는 10년 뒤 평균이다. 10년 시점엔 이 차이가 사라졌다. 미혼 여성의 결혼 확률 변화는 유의하지 않아 뺐다 (사진) 같은 돈, 다른 선택. ■ ③ 남성은 자녀 수도 늘었다 남성에게는 다른 변화도 있었다. 당첨금이 클수록 자녀 수가 늘어, 100만 크로나당 10년 뒤 평균 자녀 수가 0.056명 많았다. 상대적으로 약 14% 늘어난 셈이다. 연구진은 남성의 결혼 가능성 증가와 출산 확대가 경제적 안정에서 비롯됐을 수 있다고 봤다. 정리하면 돈은 남성에게는 결혼으로 들어가는 문턱을, 일부 여성에게는 결혼에서 나오는 문턱을 낮췄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스웨덴 자료다. 복지·이혼 제도와 결혼 문화가 다른 한국에 수치를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다. 당첨금 차이가 우연으로 정해져 인과에 가까운 분석이지만, 이 결과를 '돈이 사랑을 만든다'로 읽으면 곤란하다. 결혼에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경제적 장벽이 실제로 있다는 뜻에 가깝다. 수치는 언론 보도 기준이며 원 논문의 표는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드라마 제목처럼 로또 1등이 돼도 출근은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연구가 보여 주는 건 출근보다 큰 변화, 누구와 살지에 대한 선택이다. 결혼을 망설이는 이유가 마음이 아니라 통장이라면, 그 망설임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다. 7만 명이 넘는 데이터가 그렇다고 말한다. (사진) 누구와 살지, 결국 그 선택. ■ 한 줄 정리 결혼을 미루는 이유가 '돈'이라면 이 연구는 그 장벽이 실제로 있다는 근거다. 그렇다고 로또를 기다릴 수는 없다. 둘이 같이 쓰는 생활비와 각자 모으는 돈을 한 번 숫자로 적어 보자. 막연한 불안이 '얼마가 모자라는지'로 바뀌면 결정이 빨라진다. 반대로 지금 관계가 힘든데 돈 때문에 버티고 있다면, 그 사실을 혼자 품지 말고 상담 창구나 믿을 만한 사람에게 먼저 꺼내 보자. ■ 출처 · 서울신문 나우뉴스 「복권 당첨 뒤 男은 결혼, 女는 이혼?…7만7000명 추적 결과 보니」 (2026-10-08) https://v.daum.net/v/20261008142211249 · 사이포스트(PsyPost) 2026년 10월 7일 보도(서울신문 인용) · Journal of Human Resources 2026년 5월 게재 논문(뉴욕대·스톡홀름경제대·바르셀로나대 공동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