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만원부터 509만원까지. 16일 밤 9시 사전예약이 열린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 가격이다. 그런데 연애 심리 연구로 보면 비싼 물건을 '티 나게' 드러내는 쪽은 뜻밖의 평가를 받는다. 로고가 큰 명품 셔츠를 입은 남성은 짧은 만남 상대로는 더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진지한 연애 상대로는 덜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사전예약 첫날 밤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256GB 모델을 주문하면 서울 도심 배송일이 내년 1월 23일로 표시됐다. 정식 출시는 23일이다. 새 폰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문제는 '보여 주는 방식'이다. 과시 소비가 연애 상대에게 어떤 신호로 읽히는지 연구 세 편으로 짚었다. (사진) 사전예약 첫날, 관심은 뜨거웠다. ■ ① 로고가 크면 '짧은 만남'으로 읽혔다 미국 미시간대 Kruger(2022)는 세 차례 연구에서 명품 로고가 큰 셔츠를 가진 남성과 작은 로고 셔츠를 가진 남성을 비교해 평가하게 했다. 참가자들은 큰 로고 쪽 남성을 짝을 찾는 경쟁에 더 힘을 쓰고, 부모로서 자녀에게 들이는 투자는 적을 사람으로 봤다. 짧은 만남에 더 관심이 있고, 오래가는 진지한 연애에는 관심이 덜할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여성에게 얼마나 매력적일지를 묻자 평가가 둘로 갈렸다. 큰 로고 남성은 짧은 만남 상대로는 더 매력적이고, 장기적인 연애 상대로는 덜 매력적일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같은 명품이라도 '얼마나 크게 드러내느냐'가 상대가 읽는 신호를 바꾼 셈이다. ▷ 같은 명품, 로고 크기만 달랐다 자료: Kruger(2022)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초록 참가자가 셔츠 주인 남성을 평가한 결과(로고 큰 쪽과 작은 쪽의 상대 비교). (사진) 같은 셔츠, 다른 크기의 로고. ■ ② 11년 전 실험도 같은 방향, 다만 '절반'은 재현 안 됐다 비슷한 결론은 앞서도 나왔다. Sundie 등(2011)은 실험 네 건에서 과시 소비가 단기 연애 동기와 맞물려 나타나고, 여성은 과시 소비를 하는 남성을 짧은 만남에 관심 있는 사람으로 정확히 읽는다고 보고했다. 과시적인 구매는 남성을 단기 상대로서는 더 끌리게 했지만 장기 상대로서는 그렇지 않았다. 단서도 있다. '매력적인 이성 사진을 보면 남성이 과시용 물건을 더 사고 싶어 한다'는 쪽의 주장은 흔들렸다. Shanks 등(2015)은 이 분야 연구를 메타분석해 출판 편향이나 p-해킹의 강한 증거를 찾았고, 1600명이 넘는 참가자로 8건의 재현 연구를 했지만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다. 정리하면 '과시 소비가 단기 연애 신호로 읽힌다'는 관찰자 쪽 결과와, '연애 동기가 과시 소비를 부른다'는 결과는 따로 봐야 한다. ▷ 과시 소비 연구, 무엇이 남았나 · 보여주기 큰 로고·고가품 · 해석 단기 관심 신호 · 평가 단기↑ 장기↓ 자료: Kruger(2022)·Sundie 외(2011) 초록 '연애 동기가 과시 구매를 부른다'는 단계는 재현되지 않았다(Shanks 외 2015). (사진) 드러낼수록 신호는 다르게 읽힌다. [✔ 솔직한 체크포인트] 세 연구 모두 스마트폰을 직접 다루지 않았다. 셔츠 로고 크기나 고가품 구매 시나리오를 보고 낯선 남성을 평가한 실험이다. 그래서 '비싼 폰을 쓰면 연애에 불리하다'로 옮기는 건 지나치다. 남성의 과시 소비를 다룬 연구라 여성의 경우에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 이 연구들이 말하는 건 물건 값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크게 드러내느냐가 첫인상에서 '단기 vs 장기'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이다. (사진) 물건보다 함께 보낼 시간이 남는다. 새 폰을 사는 건 자유다. 다만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가격표부터 꺼내 보이면 상대는 '진지한 연애'보다 '가벼운 만남'의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물건의 크기보다 그 물건으로 함께 보낼 시간을 이야기하는 편이 연구가 가리키는 방향에 가깝다. ■ 한 줄 정리 새 폰이나 좋은 물건이 생겼다면 소개팅에서 가격·사양 이야기는 접어 두고 '이걸로 뭘 하고 싶은지'를 이야기해 보자. 펼친 화면으로 같이 볼 영화, 찍어 보고 싶은 여행지 같은 이야기다. 올해 6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마케팅 리뷰'에 실린 한·미 성인 695명 연구에서도 한국 참가자는 명품을 올린 상대보다 여행·공연 같은 경험을 올린 상대에게 교제 의향을 더 보였다.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으로 어떤 시간을 함께할지가 장기 상대로서의 인상을 만든다. ■ 출처 · 매일경제 — "오늘 주문하면 내년에 받는다?"…아이폰 듀오, '품귀' 본격화 조짐 (2026-10-16)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749865?sid=101 · 세계일보 — '329만원' 아이폰 듀오, 초기 물량 부족 전망… 16일 밤 9시 사전예약 (2026-10-15)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166889?sid=101 · Kruger (2022). Phenotypic Mimicry Distinguishes Cues of Mating Competition From Paternal Investment in Men's Conspicuous Consumption.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022) · Sundie, Kenrick, Griskevicius, Tybur, Vohs, Beal (2011). Peacocks, Porsches, and Thorstein Veble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2011) · Shanks 외 (2015). Romance, risk, and replication.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2015)